펫샵 보이스(Pet Shop Boys)를 좋아하는(그의 하이텔 아이디가 mypsb) 그는 모던록 소모임 모소모를 만들었다. 여기에 모인 예비 멤버 3명과 함께(연주는 전혀 하지 않으며) 지내던 그는 언니네 이발관의 1집을 프로듀싱한 윤병주가 이끄는 노이즈가든이 1994년 가을, 톰보이 락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진지하게 자신의 그룹을 생각하게 된다. 기타를 전혀 치지 못했던 그는 합주를 위해 윤병주로부터 40일간의 기타 수업을 받았으며 그 후 첫 합주를 시작한 것은 1995년 2월 15일이다. 너바나(Nirvana)의 곡으로 한 시간 내내 같은 노래를 채운 그날은 드디어 연주와 더불어 팀이 새롭게 탄생하는 순간 이였다. 연주와 사운드에만 매달리고 남의 곡을 카피하는 밴드문화가 맘에 들지 않았던 이석원은 처음부터 연주의 기교와 능숙함보다는 곡을 중요시하는 밴드로 나서고자 했다.
윤병주와 일주일간의 밤샘 작업으로 탄생한 세 곡의 곡을 들고 전영혁의 음악 세계를 찾은 그는 1년 전의 사기극(그는 1년 전에 그룹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을 실제로 존재하는 그룹으로 변모시켰다. 그 중의 한 곡은 처음 기타를 만지는 사람들이 주로 잡게 되는 C-Am-Dm-G7로 진행되는 ‘우스운 오후’라는 곡으로, 후에 그들의 데뷔 앨범에 실리는 곡이다. 한편 키보드를 역시 칠 줄 몰랐던 초창기 멤버 류한길은 연주력의 문제로 잦은 마찰로 팀을 탈퇴하고, 방송에서 곡을 듣고 팬이 된 연주 경력 한 달의 고교생 정대욱을 또 다른 기타리스트로 맞아들이게 된다. 이 후 이들은 곡을 만들며 서툰 연주로 기량을 닦아 나갔는데, 1995년 7월 29일 한 클럽에서 역사적인 자신들의 첫 라이브 공연을 가진다. 그리고 1996년 2월, 그간 만들어 놓은 열 곡을 추려 데모 테이프를 만든다. <비둘기는 하늘의 쥐>로 명명된 이 앨범은 주인은 석기시대라는 한 회사에게 돌아갔고, 윤병주가 프로듀서로, 이상문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여 1996년 10월 데모와 동명의 타이틀이 붙은 앨범을 완성하게 된다.
명징한 기타 소리와 함께 밝고(그들은 생각보다 어두워졌다고 하지만) 복고적이며 멜로디를 강조한 이들의 1집은 당시의 주류적 성격 이였던 얼터너티브를 일부러 비껴나갔으며 음악에 대한 일체의 편견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를 공고히 했다. 유상철이 주인공인 ‘푸훗’의 비디오를 앞세운 1집은 예상을 뛰어넘고 2만 여장 팔리는 기록을 세우며 다음 앨범의 전폭적인 스튜디오 시설을 제공받는 계기를 만든다.
이들은 너바나의 트리뷰트 앨범에 ‘Come as you are''''란 곡으로 참여한 후 팀을 새롭게 정비한다. 회사원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하는 류기덕이 팀을 떠나고 군대 문제가 걸려있던 유상철도 팀을 떠나 작업방식의 전환을 가져온다. 이에 밴드는 이석원이 전반적인 곡작업을 주도하던 방식에서 기타리스트와 함께 곡을 만드는 공동 작곡의 방식을 택한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 팀의 고유한 작업 스타일로 굳어지게 된다. 2집에 앞서 베이스에 이상문이 가입하고 드러머에 김태윤이 가담하는 식으로 라인업이 완성되었지만 한상원밴드의 정재일이 키보드와 베이스로 세션을, 이상문은 엔지니어 쪽을 담당하는 가운데에 2집이 마무리되었다.
놀라운 연주력의 신장과 안정된 사운드를 보여준 2집은 그들의 여전한 감성을 자랑하는 멜로디로 조금 더 대중에게 다가간 앨범이다. 우울한 기조를 띠지만 앙증맞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장난스러우면서도 슬픈 그들의 선율은 이제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이 후 이들은 <인디파워 1999>에서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를 리메이크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