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에드 사이먼스와 톰 롤랜즈는 서로의 음악적 관심사가 비슷함을 확인하고 더스트 부러더스(Dust Brothers)라는 이름으로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최초의 레코딩은 디스 모탈 코일(This Mortal Coil)의 곡(원곡은 팀 버클리(Tim Buckley))을 새롭게 리믹스한 ‘Song to the siren’이었다. 이 싱글은 맨체스터 댄스 씬에서 약간의 성공을 거두었고, 그 결과 이들은 여러 뮤지션으로부터 리믹스 제의를 받게 되었다. 동시에 클럽에서 DJ활동도 겸하면서 둘은 서서히 레코딩을 준비했다.
이들의 첫 번째 성과물은 1994년의
밴드의 이름을 케미컬 부라더스(Chemical Brothers)로 바꾼 뒤 발표한 1집
1997년에 발매된 2집 <Dig Your Own Hole>(영국 차트 1위)의 대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바였다. 앨범 발매 전에 나온 싱글 ‘Setting sun’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특히 오아시스의 노엘 겔러거의 참여가 큰 몫을 했다.) 미국 차트에서도 테크노 앨범으로는 전례 없는 차트 13위로 등장했다. 이것은 아마도 이 작품이 힙합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도입, 브레이크 비트와의 결합을 시도했기 때문일 것이다. 첫 싱글인 ’Block rockin’’ beats‘와 타이틀 곡 ’Dig your own hole‘이 이를 잘 보여준다. 멤버들도 ’우리는 힙합을 하는 테크노 밴드요, 테크노를 하는 힙합밴드이다.‘라며 자신들을 소개했다.
3집 <Surrender>(1999)는 테크노라는 장르의 유구한 역사에 대한 소개서이자 개정판이었다. 초기의 크라프트베르크와 디트로이트 테크노에서부터 출발, 맨체스터 씬의 댄서블함과 애시드 하우스의 세계를 거쳐 현재의 빅 비트까지, 여러 스타일을 한데 묶어 케미컬 부라더스만의 사운드트랙으로 재창조시켰다. 임팩트는 전작들에 비해 떨어질지 모르나 대신 이들의 노련함이 빛을 발한다. 참여한 게스트의 면모도 화려하다. 오아시스의 노엘 겔러거, 뉴 오더의 버나드 섬너, 매지 스타의 호프 샌도벌 등이 바로 그들이다.